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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정밀, 노조탄압하는 '위장폐업'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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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향토기업 신일정밀 최근 폐업 공고
노조 "폐업은 노조파괴하려는 사측 꼼수"
"노동조합 인정하고 불법행위 근절하라"
대표이사 "평생을 바친 신념 산산이 깨져"

민주노총 금속노조 신일정밀지회와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등은 22일 고용노동부 강릉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일정밀의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전영래 기자)

 

강원 강릉지역 대표 향토기업인 신일정밀이 최근 폐업을 공고한 가운데 노조 측은 위장폐업과 노조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신일정밀지회와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등은 23일 고용노동부 강릉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일정밀이 회사에 청춘을 바친 노동자들과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폐업 공고를 게시하고, 책임을 떠넘기려하고 있다"며 "회사경영이 갑자기 어려워졌다거나 서둘러 폐업을 할만한 다른 사정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그동안 억눌렸던 노동자들이 지난 8월 민주노총 금속노조로 전환하고, 지난 18일 대화 의지가 없는 사측과 20여차례 교섭 끝에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접수했다"며 "이후 사측은 4시간 만에 폐업 공고를 게시하면서 조정 신청을 접수한 날이라는 연관성 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 이는 전형적인 노조파괴 꼼수이자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뜬금없이 폐업 운운하는 데는 우리가 수십 년을 일하고도 제대로 요구 한번 못해본 사람들이 민주노총 금속노조로 전환하고 불법 행위 근절과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를 한 것이 원인"이라며 "거듭된 잘못과 책임을 방기한 것도 모자라 폐업을 하겠다는 협박성 발표는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손재동 신일정밀지회장은 "사측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조가 120명이 넘지만 노조 전임제도 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작업장에 근로감독관이 와서 감독했는데 수십 건의 위반 사항이 나왔다. 그동안 수년째 묵살돼왔던 요구들이 곪아 터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후 고용노동부 강릉지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신일정밀이 폐업을 무기로 노동자들을 협박하는 행태를 중단시키고,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나설 것을 중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일정밀 전경. (사진=전영래 기자)

 

앞서 신일정밀은 지난 18일 '직원 여러분의 이해를 구합니다"라는 내용의 폐업 공고문을 사내에 게시했다.

민신기 대표이사는 "지난 달에 이어 지난 16일에도 근로감독관을 포함한 7명이 임검지령서를 들고 사업장에 들어와 회사를 살펴보고 수십 건의 법 위반을 말했다"며 "평생을 법은 준수하겠다는 신념으로 경영을 해 온 본인이 범법자에 될 처지에 이르렀다. 더이상 추한 경우를 당하지 말자는 생각에 폐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신일정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장이 범법자까지 될 처지에 놓였고, 앞으로 어떤 경우가 더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며 "노조 등과 협의를 통해 폐업 일정과 수순 등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일정밀은 건설기계와 각종 산업용 장비 등에서 많이 쓰이는 선회베어링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1976년 창립했다. 이후 사업을 확장해 1996년에는 중국에 신일정밀공업 유한공사를 설립하고, 2006년에는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신일단압 유한공사를 세웠다.

한 해 수십억 원의 이익을 내며 알짜기업으로 알려진 신일정밀은 지난 2013년 재산세만 5억여 원을 납부해 지방세를 많이 낸 기업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직원은 160여 명이며, 이 가운데 노조원은 121명이다. 지난 2016년 기준 매출은 460억여 원에 영업이익은 70억여 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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