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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코로나로 어려운 전통시장 '활력'…강릉서 '흥정학교'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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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직접 구매·계산…전통시장 '웃음꽃'
구석구석 전통시장 누빈 아이들과 학부모들
참석자들 "합리적인 소비 경험에 도움 되길"
12일까지 중앙·성남, 주문진시장 등에서 개최

10일 강릉시 흥정학교에 참여한 한 학부모와 딸 아이가 구매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아이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흥정학교'가 강원 강릉에서 처음 열렸다.

'흥정학교'는 전통시장 내 경제 체험 행사로, 어린이들이 전통시장을 친숙하게 느끼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1일 학교다. '흥'이 나고 '정'이 넘치는 학교라는 뜻을 담고 있다. 강원영동CBS에서 주최하고 강릉시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사흘간 개최된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강릉시 중앙시장에는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부모님 손을 잡고 중앙시장을 찾은 아이들은 다소 낯선 듯 긴장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눈을 반짝이며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했다. 이날 오전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33명이었다.

10일 강릉시 중앙시장에서 흥정학교가 열렸다. (사진=유선희 기자)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용돈기입장 작성 필요성과 방법 등 '합리적인 소비'에 대한 강의가 30여 분 정도 진행되고, 이내 직접 장보기 미션이 주어졌다. 저녁에 먹을 메뉴를 직접 정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유난히 들떴다. 알뜰한 장보기를 위해 구매할 메뉴 작성을 마친 아이들은 한 손에 강원사랑 상품권을 들고 본격 장보기에 나섰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닭강정'이었다. 아이들은 직접 주문을 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상품권을 꺼내 상인들에게 건넸다. 주로 어르신이나 관광객들이 찾는 전통시장에 꼬마 아이들로 북적이자 상인들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상인 하우정(34)씨는 "시장에는 주로 어르신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와서 직접 주문하고 계산을 하니 상인들도 한 번 웃게 되고 분위기가 살아난다"며 "코로나에 이어 최근 휴가철인데도 장마가 계속 이어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는데 흥정학교 덕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 아이가 닭강정을 주문하고 직접 계산하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온 가족이 함께 참여했다는 김주태(41)씨는 "우연히 팜플릿을 보고 행사 내용이 알차고 가족과도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 신청하게 됐다"며 "저녁 메뉴는 간편한 거 위주로 황탯국과 닭강정, 문어 등을 먹을 예정으로 덕분에 시장 구석구석을 누볐다"고 전했다.

김씨의 딸 김도경(12)양은 "체험 덕분에 전통시장이 익숙해진 것 같다"며 가족들과 같이 메뉴를 정하는 게 좋았고, 빨리 집에 가서 닭강정을 먹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딸 아이와 단둘이서 장보기가 처음이라는 한 아빠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성현모(36)씨는 "주로 아이 엄마와 같이 왔는데 딸과 둘이서 온 적은 처음이라 정신이 없네요"라고 웃어 보이며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만큼 용돈도 주고 해야 하는데, 계획을 세우고 합리적으로 돈을 어떻게 쓸지 배운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흥정학교에서는 장보기 외에도 윷놀이, 줄넘기, 주사위 던지기 등 즐길 거리도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재미를 더했다. (사진=유선희 기자)

 

또 다른 주민 신선정(여.41)씨는 "아이가 3학년인데 본인 스스로 하라는 '미션'을 주니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히려 제가 놀랐다"며 "아이에게 책임감을 줄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아이가 용돈기입장을 작성하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며 "엄마가 시켰으면 안 했을 텐데 이 기회에 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장보기 외에도 시장 인근에는 윷놀이, 줄넘기, 주사위 던지기 등 즐길 거리도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재미를 더했다. 흥정학교는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강릉 중앙·성남시장과 주문진수산시장 등 일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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