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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등교 개학…학부모들 여전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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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발열 체크로 시작한 '등교 개학'
학부모들 학교 안 출입 못하고 아이들 배웅
긴장의 끈 놓지 못하는 학부모…예방 '당부'

강릉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발열 체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부천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27일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예정대로 시작됐다.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등교 개학이 시작된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강릉지역 일대 초등학교. 초등학교 입구에는 선생님들이 마스크를 쓴 채 아이들을 맞았다. 한 손에 체온계를 든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들어올 때마다 발열 체크를 진행했다.

코로나 상황을 알리듯 교문 정문에는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반드시 지켜주세요'라는 안내 현수막이 내걸렸다. 또 다른 학교 앞에는 '너희가 와야 진짜 학교지!'라는 현수막이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었다.

등교 개학을 하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현수막. (사진=전영래 기자)

 

코로나19 여파 속 진행되는 등교 개학은 예년과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학부모들은 학교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아이들을 배웅해야 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학부모 등 외부인 출입을 모두 통제하는 탓이다. 교과서와 공책 등으로 꽉꽉 채워 돌덩어리처럼 무거운 책가방을 혼자 메고 들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학부모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입학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모습을 간직하려는지 교문 정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가방이 무거워 낑낑 대는 아이가 안쓰러운지 정문을 통과하려는 아이에게 "엄마 한 번 안아주고 가야지"라며 꼭 끌어안아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2학년으로 진학하는 아이들은 친구들을 보자 금세 반갑게 인사하며 들뜬 모습도 보였다.

학부모 이모(여.41)씨는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는 어찌나 학교를 가고 싶어했는지 스스로 책가방을 싸고 학교가는 날만을 기다려왔다"며 "오늘 등교하는 아이를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복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등교 개학하는 아이들을 먼 발치에서 보고 있는 학부모들. (사진=유선희 기자)

 

초등학교 1,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여.38)씨는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등교 개학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저는 '반대'의사를 표했지만, 결국 등교 수업을 하기로 결정해 아이들을 데려다 주려고 왔는데 지금도 많이 불안하다"며 "등교 수업도 학교마다 격주로 하거나 일주일에 2번으로 정하는 등 각각 달라 학부모들 사이에서 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학년으로 입학하는 아이 목 상태가 안 좋아 1학년 입학생만 학교에 보냈다는 정모(여.65)씨는 "아이가 일어났는데 목이 아프다고 해서 학교에 알리고 1학년 아이만 보내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아이도 많이 불안해 하고, 학교 내 감염 등도 걱정돼 일단 집에 데리고 가서 상황을 지켜보고 등교 개학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4개월 된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와 배웅한 김모(여.39)씨는 "코로나19로 아이가 유치원 졸업도 못했는데 입학식도 제대로 못하니 그저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이라며 "이태원발 코로나가 계속 되니까 아무래도 불안해 저도 등교 개학을 '반대'했는데, 우리 아이만 안 보내면 또 안 될 것 같아 데리고 왔다"고 걱정의 끈을 놓지 못했다.

딸의 입학을 기념하는 학부모. (사진=유선희 기자)

 

대다수 학부모들은 "찬반 의사와 상관없이 일단 등교 개학을 시작한 만큼 학교에서 코로나 예방에 만전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강릉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저희도 등교 개학을 맞아 아이들을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은데 교육 현장에서도 혼란이 있어 마음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며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원활한 학교 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온 신경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원지역에서는 이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829곳에서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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