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담임선생님이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을 꼭 안아주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열띤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힘차게 시험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15일 제51지구 5시험장인 강원 강릉시 교동 강일여자고등학교 정문에는 새벽 5시부터 후배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패딩 점퍼를 껴입고 담요까지 뒤집어쓴 학생들은 입김을 불어가며 플래카드와 간식들을 챙기고, 선배들에게 불러줄 노래를 함께 맞춰보고 있었다.
강일여고 2학년 임유강양은 "언니가 수능을 봐서 응원할 겸 아침부터 나왔다"며 "그동안 많이 준비한 만큼 떨지 말고 실력 발휘 잘해서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같은 학년 배승주양도 "내년에 저도 수능을 보니까 더 응원하고 싶어 나왔다"며 "결과가 본인이 생각한 것에 못 미치더라도 그동안 공부했던 과정들을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5일 강릉시 교동 강일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후배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오전 7시가 넘어가자 수험생들은 시험장에 속속히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수험생들은 후배들이 "따르릉따르릉 전화 왔어요, 합격했다고 전화 왔어요" "할 수 있어 뚜루루~ 수능대박" 등 노래를 목청껏 부르며 응원하자 금세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수험생 엄예진(19.주문진고)양은 "떨지 않고 평소대로만 했으면 좋겠다"며 "어제 잘 잤다"고 의젓하게 웃어보였다.
정문에서 학생들과 함께 수험생을 기다리던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들어갈 때마다 한 명씩 눈을 맞추고 꼭 안아주며 "잘 보라"고 다독였다.
강일여고에서 수학을 담당하는 최종윤 교사는 "고3 담임이라 나왔다"며 "어제 학생들한테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동안 준비했던 것을 최선 다해 풀면 최고가 될 거라고 말해줬다"고 격려했다.
강릉여자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박재옥 교사는 "고3 담임이라 더 애틋한 마음"이라며 "떨지 말고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시험장에 들어서는 자녀들의 뒷모습을 보며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이는 모습도 보였다.
유복순(여.49)씨는 "막상 아이를 보내고 나니 걱정되고 긴장된다"며 "스무 살이 되면 또 다른 인생이 열리는 만큼 앞으로 밝은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시험장으로 가는 자녀들을 격려하고 있는 학부모들. (사진=유선희 기자)
도시락을 들고 아이와 함께 온 우병학(50)씨도 "아이가 어제 많이 떨리는지 잠을 못 잤다"며 "그동안 고생한 만큼 소신껏 열심히 임하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응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가자마자 뒤돌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편 시험장에 들어간 수험생 중 일부는 손목시계를 가지고 오지 않아 학부모가 다시 시험장으로 급하게 달려오기도 했고, 몇몇 선생님은 직접 시계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풍경도 펼쳐졌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입실 시간인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장별로 무장경찰관 2명, 교통경찰 258명과 순찰차 98대, 경찰 오토바이 21대 등을 동원해 교통관리는 물론 출입자 통제 업무를 지원했다.
수능시험은 오전 8시 40분부터 1교시 국어영역을 시작했으며 10시 30분부터 수학영역이 진행됐다. 이후 오후 12시 10분터 1시까지 50분 동안 점심 식사를 마친 후 3교시 영어영역이 예정돼 있다.